北, NLL집중감시로 他지역 허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지난달 31일과 지난 18일 잇따라 북한 주민이 감시망을 뚫고 서해상으로 귀순해 옴에 따라 북한의 해상 감시체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해상 감시망이 생각보다 허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선 북한 해군의 레이더가 북한 영해 전체를 들여다보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 해군은 6백마일 영해 전체를 감시할 레이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나 북한은 레이더가 낡고 성능이 떨어져 감시 범위가 북한측 서해 전역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이번 21명의 탈북자가 타고온 배의 출항지인 평북 선천군 인근 염주군 다사도에 있는 서해함대 12전대는 상륙함정 위주의 12개 편대로 구성돼 해상 감시를 충분히 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해안 경비는 전적으로 해군의 업무"라면서 "서해 감시는 서해함대사령부가 맡고 있으나 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전력이 집중 배치돼 있어 다른 지역은 상대적으로 허술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해군은 심각한 유류난 때문에 필수 전력만을 운용한다"면서 "우리처럼 영해 곳곳에 해군 경비정을 배치해 검문검색을 실시하는 게 아니어서 출항만 하면 공해상으로 나가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