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新黨 불씨 살리기 안간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제3신당론이 불붙으면서 민주당의 신당 창당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당내 중도그룹과 한화갑(韓和甲)대표 등은 기존의 신당론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불씨가 쉬 되살아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연석회의 이후 신당의 성격을 '통합 신당'으로 정리해 나가고 있다. 정몽준·이한동·박근혜 의원 등과 자민련·민국당 등을 동참시키는 구상이다. 반창(反昌)·비노(非)의 색채인 제3신당론에서 '비노'의 색깔만 지운 그림이다.

후보 측과 '짜고 쳤다'는 의심을 받아온 韓대표는 연석회의에서 "신당의 주체는 우리가 아니라 제3자여야 한다" "(신당이)노무현당이 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모두 민주당의 신당 논의가 결국 노무현당으로 재창당하려는 것이 아니었느냐는 제3후보군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조치다.

김근태·김원길(金元吉)·김영환(金榮煥)의원 등 친노성향의 의원들도 개혁 신당보다는 통합 신당을 지지하면서 당내 여론을 모으고 있다.

비노(非)성향의 박상천(朴相千)최고위원·정균환(鄭均桓)총무 등은 정몽준 의원 등과의 물밑교섭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鄭의원 영입이 실패할 경우 어떤 행보를 할지는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한 상태다. 가장 큰 장애는 역시 후보선출 방식이다.

민주당이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정몽준 의원은 국민경선제를 수용할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인다. "鄭의원이 정말 집권에 생각이 있다면 4자연대보다는 민주당이 필요할 것이며, 결국 국민경선을 받을 것"(文喜相최고위원)이라고 민주당은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한창 주가가 오르는 鄭의원이 섣불리 동의해줄 이유가 없다. 더욱이 경선이 벌어지면 검증이란 이름으로 후보 측의 파상공세가 시작돼 상처를 입을 게 뻔하다.

韓대표 측은 일단 후보에게 "미리 이건 되고 저건 안된다고 해선 곤란하다"고 설득 중이다. 鄭의원의 참여가 결정되고, 신당 추진기구가 구성되면 그때 가서 선출방식을 논의하라는 것이다. 이때 국민경선이 채택되지 않으면 이번에는 후보와 지지자들이 신당 불참을 선언하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후보는 국민경선을 완강히 고수하고 있다.

이래저래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당 앞에는 험로가 놓여 있다.

강민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