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PER 10배 수준 주가 저평가… 바닥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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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상장·등록 기업들의 좋은 실적이 주가 상승으로 연결될지 궁금해 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들어 기업들의 가파른 성장세가 확인된 만큼 국내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주가가 그동안 미국 증시 침체 등 외풍 탓에 침체된 만큼 실적호전 추세가 국내증시의 투자심리를 호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영증권 장득수 조사부장은 "상반기 실적 기준으로 볼 때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0배에 불과하다"며 "국내 주가가 저평가된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주가는 바닥권"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이번 실적 결과는 4월 이후 국내증시 침체가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비해 지나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하반기 증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상반기 실적 내용을 들여다 보면 1분기보다 2분기의 이익규모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 하반기에는 환율하락과 반도체가격 약세가 기업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동원경제연구소 조홍래 이사는 "실적이 좋아졌다고 해서 당장 한·미 증시가 차별화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미국 다우지수가 8,700, 나스닥지수가 1,300선 위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야 국내 증시도 다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전략=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이 공개된 만큼 투자종목들을 재점검하고 유망 종목을 잘 골라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상반기에 실적이 많이 좋아졌는데도 주가가 오르지 못한 종목들이 많다는 것이다.

동원경제연구소 정훈석 연구원은 "상반기 실적은 하반기 실적을 예측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만큼 일과성 재료로 넘겨서는 안된다"며 "요즘처럼 시장의 방향성이 모호할 때엔 실적을 투자의 잣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해당기업의 주가가 높거나 낮은 지를 보여주는 PER(주가/주당 순익)나 기업이 자기자본으로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평가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순익/자기자본×100)등의 투자지표를 꼼꼼히 살펴본 뒤 투자종목을 고르라고 조언한다.

이와 함께 해당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순익은 환율 등락 등 외부요인으로 인해 변동성이 큰 반면 영업이익은 안정된 흐름을 보이기 때문에 해당기업의 내실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중소형 우량주도 눈여겨 볼 만하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덩치 큰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이미 실적호전이 시장에 알려져 주가가 많이 올랐다"며 "당분간 실적에 비해 덜 오른 중소형 주들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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