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린 한화갑 ' 띄우기'비난속 이중플레이 의심 받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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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당 추진이 초반부터 벽에 부닥치면서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곤경에 처했다. 그에게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반노·비노 쪽에서 "韓대표가 의도적으로 노무현 후보 띄우기로 몰아가 신당을 망치고 있다"며 韓대표를 코너로 몰고 있다.

가장 큰 부담은 신당의 성패가 달린 제3세력 영입이 사실상 어려워진 점이다. 이한동·정몽준·박근혜 의원은 일제히 "노무현 신당엔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韓대표가 추진해온 신당 작업이 초반부터 헝클어지면서 내분은 분당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인제 의원은 韓대표가 추진해온 신당작업이 "더 볼 것도 없이 이미 끝났다"며 제3신당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당이 쪼개지면 결국 그 책임을 韓대표가 먼저 떠안을 수밖에 없다.

"친노-반노진영을 오가며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의심은 韓대표를 더욱 곤혹스럽게 한다. 비주류 중진인 김영배 고문은 "韓대표가 '후보로는 안되니 신당을 만들자'고 말해 동의했다"며 "약속을 어겼다"고 반발했다.

그렇다고 후보 측의 환영을 받는 것도 아니다. 공개 언급을 자제하고는 있지만 후보 주변에선 "韓대표의 속셈을 모르겠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방북설과 맞물려 韓대표가 직접 대선후보로 나서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다. 9월 중 신당 창당 과정의 역정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후원회 겸 출판기념회를 열기로 한 것도 이런 의구심을 부추기고 있다.

때문에 14일엔 자신과 가까운 박병윤 의원을 이인제 의원에게 보내 협력을 요청하는 등 화해 노력을 벌였다. 중도파 규합도 서두르고 있다. 사의를 밝힌 김원길 의원을 설득, 다시 신당창당기획위원장에 선임하는 등 수습을 서두르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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