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對이라크 전쟁… 美 전문가 2人 인터뷰]하워드 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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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對)이라크 공격을 놓고 국제사회가 분열돼 있듯이 미국에서도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 있다. 본지는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가 두 명과 인터뷰를 해 찬성과 반대의 변을 들어봤다. 찬성론자는 NBC 방송 군사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케네스 앨러드 전략문제연구소(CSIS)선임연구원이고, 반대론자는 『대중이 쓰는 미국사』라는 책으로 논란을 일으킨 진보파 역사학자 하워드 진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내세우는 전쟁 명분을 어떻게 평가하나.

"논리가 없다. 우선 대량 살상무기를 지닌 나라는 이라크만이 아니다. 이라크가 1980년대 쿠르드 반군에 생화학 무기를 사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때 미국은 반대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라크 정권을 지원했다. 설사 이라크가 핵무기를 갖고 있다 해도 전쟁 명분은 못된다. 이스라엘은 수백기를 갖고 있고, 인도·파키스탄도 핵보유국 아닌가."

-이라크는 그런 나라들과는 성격이 다르지 않은가.

"이라크는 적대적인 나라들에 둘러싸여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국의 가공할 보복능력에 직면해 있다. 후세인은 독재자이기는 하지만 정신이상은 아니다. 엄청난 보복을 당할 일을 함부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라크가 테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미국은 주장하는데.

"뚜렷한 증거가 없다. 부시 대통령이 스스로 밝혔듯 12개 이상의 나라가 테러를 지원하고 있다. 그들 모두를 상대로 전쟁을 할 것인가."

-이라크의 사찰단 수용 제의를 미국은 거부했다.

"받아들여야 한다. 일단 접촉이 이뤄지면 문제 해결의 시작일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중간선거가 다가오는데 지지도가 떨어지니까 전쟁을 구상하는 것이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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