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선생 '危害분자'분류 中情문서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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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중앙정보부가 경기도 포천군 약사봉에서 1975년 의문사한 재야지도자 장준하(張俊河·당시 64세)선생을 '위해(危害)분자'로 분류하고 주변 인물들을 프락치로 활용, 감시했음이 중정 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韓相範)는 8일 "국가정보원에서 중정 문서 일부를 넘겨받아 검토한 결과 중정이 張선생을 '정권에 해가 되는 인물'로 분류하고 일일동향 보고를 작성하는 등 밀착 감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중정은 張선생이 최고위원으로 있던 통일당의 지구당위원장 등 측근들을 프락치로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규명위가 확보한 문서는 당시 중정 6국5과 朴모 계장이 작성한 '위해분자 관찰계획보고' 등 4백쪽 분량으로, 張선생이 숨지기 1년 전부터 사망 이후 장례식까지의 행적이 담겨져 있다. 하지만 사망 당일의 기록은 빠져 있다.

규명위 김준곤(金焌坤)제1상임위원은 "전 중정 간부에게서 '규명위가 확보한 문서들은 중정이 작성한 張선생 관련 자료의 극히 일부분'이라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국정원이 나머지 문서들을 보유 중일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국정원에 대한 현장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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