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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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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일본 지지(時事)통신 서울특파원 요시다 겐이치(吉田健一·35)기자는 "어릴 때 부모에게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였으며, 30년이 지난 지금 아이에게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말"이라고 했다.

그는 "요즘 일본에서는 여간해서 아이에게 매를 들지 않지만 예절에 관해서는 예외"라고 말했다. 자신은 예절을 가르치기 위해 자녀와 '예절 약속'을 맺었다고 소개했다.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하지 않기''부모님이 출근할 때 반드시 머리를 숙여 인사하기''음식은 절대 남기지 않기''친구 집에서 놀고난 뒤에는 장난감을 정돈하기' 등이다. 약속을 어기면 엄하게 벌하기로 원칙을 세웠다고 했다.

힐튼호텔의 샌디 머레이(39)이사는 "호주의 경우 어린이가 어른이 하는 말을 거역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며, 함부로 어른들 대화에 끼어들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딸 앨릭스(12)가 다섯살이 되기 전까지 호텔·식당 등 공공 장소에 데려가지 않았다고 했다. 그 나이 때는 아이에게 주의를 줘도 어른들처럼 가만히 앉아 있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다섯살 이후에도 음식점이나 콘서트홀에 함께 갈 때는 조심할 점을 미리 일러주고, 행여 지루해할 것에 대비해 펜과 노트, 그림책, 작은 장난감 등도 챙겼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 교육도 '패밀리 비즈니스'인 만큼 나름대로 공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틈틈이 육아와 관련된 전문서적을 10여권씩이나 읽었다고 했다. "사회의 기본 요소가 가정이고, 바로 여기서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부모와 자녀가 함께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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