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 입고 수사책임자 행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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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길부(金吉夫·사진) 전 병무청장이 6일 기자들을 만났다. 金전청장은 김대업(金大業)씨가 지난 1월 검찰에서 "병역비리 은폐 대책회의가 있었다는 말을 김길부씨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하면서 관심이 됐던 인물이다. 金전청장은 김대업씨의 주장을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부인했다. 그는 "정치공방에 휘말리기 싫어 참아왔으나 법적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어 진실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에서 김대업씨에게 병무비리 조사를 받을 때 金씨가 수감자 신분이란 것을 몰랐나.

"사복을 입고 있어 검찰 수사관인 줄 알았다. 5월에 金씨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보고나서야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당시 金씨가 무슨 말을 했나.

“金씨가 다른 내용을 묻다 말미에 뜬금없이 '대책회의란 게 있었냐'고 묻더라. 직감적으로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관련 얘기를 하는 것 같아서 '국회 답변자료나 총리 보고자료를 만들기 위해 실·국장들이 일상적으로 회의하는 것만 있었다'고 말했을 뿐이다."

-金씨는 "金전청장이 한나라당측 변호인을 만난 뒤 진술을 번복했다"고 주장한다.

“나를 도와준 변호사 3명은 한나라당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오히려 초기에 도와준 C변호사는 민주당 법률구조자문단 위원이다."

-金씨는 1997년 7~8월 후보측과 병무청이 모의해 이정연씨의 병적기록부 원본을 변조했다고 주장하는데.

“군인이면 병적기록부를 조작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 안다. 그리고 이미 97년 7월 22일 국회에서 기록부 원본을 공개했는데 어떻게 나중에 또 고친다는 건가. 정연씨가 면제판정을 받은 것은 91년인데 97년 당시 병무청장에게 왈가왈부하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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