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保料 어떤 보험이 얼마만큼 내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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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생명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경험생명표의 개정에 따라 앞으로 보험가입자들은 보험료를 상당히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보험료 인하 효과와 보험사들의 반응을 알아본다.

◇얼마나 적게 내나=보험료는 사망률·예정이율(보험사가 보험료를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사업비 등을 토대로 산정된다. 이 중 생명보험의 특성상 보험료 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망률이다. 결국 이번 개정안에 따라 사망률이 낮아진 만큼 고객들은 어느 정도 보험료 인하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현행 경험생명표대로라면 30세 남자가 1억원의 사망보험금을 타는 조건으로 10년 동안 내는 암보험에 가입했다면 매달 2만2천원씩 보험료를 낸다. 그러나 오는 12월부터는 27%가 줄어든 1만6천원씩만 내면 된다. 여자(30세 기준)는 1만1천원에서 8천원으로 보험료가 줄어든다. 같은 나이, 같은 조건의 종신보험은 보장성 보험보다는 인하폭이 조금 적다. 남자는 26만7천원에서 22만6천원으로, 여자는 18만4천원에서 15만6천원으로 15% 정도 인하된다.

노후보험(생사혼합보험)은 30세 남자가 72만8천원에서 72만6천원으로 인하효과가 작다. 교육보험은 인하폭이 3%대 정도로 전망된다. 갓 태어난 자녀를 대상으로 27세를 만기로 18세까지 보험료를 낸다고 가정했을 경우 보험료가 35만7천원에서 34만5천원으로 1만여원 줄어든다.

그러나 보험상품별로 보험료가 천차만별이고 보험사들이 금감원이 제시한 인하폭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어서 실제 개별보험의 실제 인하폭은 각자 확인해 봐야 한다. 또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적게 내리는 대신 보장내용을 개선할 방침이어서 보험료 인하폭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사망률이 보험료 산정의 주요인이긴 하지만 예정이율과 사업비 등 다른 요인도 있기 때문에 금감원의 보험료 인하폭대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보업계 대응=대형 보험사들은 고객들이 보험료가 내려가는 12월까지 보험계약을 기피할 것을 우려해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5일부터 연말까지 새로 가입하는 고객에 대해서는 보험료가 인하된 새 상품이 나온 날로부터 3개월간 '상품교환기간'을 운영키로 했다.보험료를 소급해서 깎아주지 않는 대신 보험료 인하일 전날까지 가입한 계약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올려주겠다는 것이다.

교보생명도 새 경험생명표 적용 전에 보험에 가입하더라도 계약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보험료인하 사전예고제'를 시행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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