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꼴찌팀 감독의 '이유있는 항변'>"우리팀 견제 너무 심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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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K-리그 9위와 10위로 처져 있는 대전 시티즌 이태호(41)감독과 수원 삼성 김호(58)감독은 할 말이 많다.열악한 지원 속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감독은 구단이 힘이 없어 항상 심판 판정에서 불이익을 받는다고 불만이다. 수원을 '아시아 챔피언'으로 이끈 김감독은 국내 팀들의 견제로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한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4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다.

김감독은 지난달 31일 열린 수원-전남전을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했다. 지난달 28일 성남전에서 하프타임 때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하다 두 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당한 탓이다. 이날 수원은 전남에 패하면서 K-리그 꼴찌로 떨어졌다.

-역대 최다 징계 감독 아닌가.

"1996년 팀 창단 이후 일곱차례 징계를 당했다. 불명예스럽지만 단연 1위다. 한번은 라인에 서 있다고 징계를 먹은 적도 있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국내 프로축구 발전을 위해 이런저런 목소리를 낼 뿐, 나 좋으라고 입을 열지는 않는다."

-지난 6년 간 수원은 국내외 14개 대회에서 우승할 만큼 명문구단으로 입지를 다졌는데 요즘 왜 이런가.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다.지난 몇년 간 정상에 있으면서 선수들의 의욕이 많이 약해진 것 같다. 부상도 끊이질 않고,국가대표·청소년대표팀 등에 계속해서 선수들이 차출된 것도 조직력을 흔든 요인이었다. 다른 팀들이 수원을 '공공의 적'으로 여기고 전력을 다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고 본다."

-국제대회에만 신경쓰고 국내 리그는 등한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이번 아시안수퍼컵에도 1.5진을 파견하고 주전들은 K-리그에서 뛰게 하지 않았는가. 근거없는 깎아내리기다."

-성적을 올리기 위한 복안은 있는가.

"선수들에게 동기 유발을 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젊은 선수 위주로 세대교체를 단행해야 할 필요성도 느끼고 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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