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교동길~태평로~소공로 주변 도로 일방통행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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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시청 앞에 광장이 들어서면 현재 사통팔달로 이어지는 이 일대 교통은 대부분 일방통행으로 바뀌게 된다.

서울시청과 광장을 둘러싸고 큰 원을 그리면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차량의 동선을 처리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시정개발연구원 김경철 도시교통연구부장은 "모형 실험 결과 일방통행 때 차량의 평균 시속(31.1㎞)이 양방통행 때(28.9㎞)보다 2.2㎞ 빨라지고 신호 연동 처리로 보행자의 편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세부 교통 소통 방안은 어떤 이면도로를 연결하느냐에 따라 두가지로 나뉜다. 우선 무교동길~한국프레스센터 북쪽길~태평로~북창동길(플라자호텔 뒤)~소공로를 연결하며 원을 그리는 방안(방안2)이다.

당초 플라자호텔을 시의회 건물로 매입하고 한국프레스센터도 서울시가 사들이는 것을 전제로 한 이 구상은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하면서 시 청사 일대를 공원과 광장으로 묶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데다 시 청사 이전이 불투명해지면서 시들해졌다.

최근 서울시가 내놓은 새로운 대안은 무교동길~시청 뒷길~태평로~플라자호텔 앞길~소공로를 잇는 방안(방안1)이다.

시 청사와 광장을 하나로 묶으면서 작은 원을 그리는 방식으로 차량 동선을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시는 이미 원구단 주변의 건물을 매입했으며 시청 뒷길을 넓히기 위해 시 청사 북측 건물을 철거하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이 방법은 바닥 포장 재질에 따라 사업비를 20억~34억원 정도로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서울시 최재범 행정2부시장은 "두가지 구상 모두 교통영향을 분석한 결과 상당히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태평로·을지로·서소문로·소공로를 제외하고 시청 부근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바꿀 경우 교통신호가 단순해져 시간당 차량 처리 대수가 ▶광화문 일대 5%▶남대문 20%▶서울역은 12%가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서소문로·을지로·소공로 쪽에서 접근하는 차량의 정체는 다소 심해지지만 태평로 쪽 차량 흐름이 크게 개선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청 앞 광장 조성이 성공하려면 단순히 시청 주변의 교통량 처리보다 근본적으로 서울 시내 도심 전체의 교통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백남철 선임연구원은 "지엽적인 도로 체계 개선만으로는 교통체증을 시청 외곽으로 이동시키는 결과만 초래한다"며 "대체 대중교통수단의 확충·혼잡통행료 징수·도심 주차 상한제 등 도심 교통 억제 정책이 유기적으로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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