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兆 유가증권 수송 내달 '007 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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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다음달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약 2백조원에 이르는 유가증권을 운반하기 위한 '007 작전'이 벌어진다.

증권예탁원은 8월 10일부터 25일 사이에 주말을 이용해 현재 입주한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별관에서 인근의 새 건물(옛 LG투자증권 빌딩)로 이사할 예정인데, 이 때 보관 중인 채권·발행주권 등도 함께 실어 나른다. 예탁원에 따르면 옮겨야 할 유가증권은 주권 4백60만장과 채권 80만장 등 총 5백40만장이다. 특히 발행주권의 경우 주식수로 환산하면 약 7천3백만주에 이르는 대규모 물량이다. 이에 따라 예탁원은 운반 중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비밀리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구체적인 운반 날짜와 시간이 외부로 새지 않도록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예탁원 관계자는 "군의 비밀 작전처럼 새벽이나 한밤 중에 운반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5t트럭 한 대 등 모두 5대의 차량이 사용되며, 경호업체·예탁원 직원 등 모두 50명이 수송 작전에 투입된다"고 말했다. 또 예탁원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백억원의 보험에도 가입했다. 예탁원 관계자는 "설사 유가증권을 분실해도 이미 전산 상에 증권 번호를 입력해 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탁원은 현재 별관 건물과 일산 보관센터에 총 9백조원 규모의 유가증권을 보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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