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생후 7개월인데 기침을 해서 병원에 갔다. 원래 처방전을 석장 발행해 병원·환자·약국이 하나씩 가져야 한다지만 대개의 병원들은 환자에게 처방전 한장만 덜렁 준다. 약국에 내고 나면 끝이다. 하나 더 달라고 하면 눈살을 찌푸리는 병원 직원에게 처방전 하나 더 달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런데 정말 황당한 사건이 생겼다. 얼마전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약을 먹었지만 차도가 없었다.
다시 병원에 가서 처방전을 받아 약을 지었다. 약을 받고 보니 시럽 두 가지의 색깔이 그 전에 받은 것과는 달랐다.
"지난번과 처방이 다르냐"고 물었더니 약국에선 같은 약이라고 했다. 의아해서 지난번과 처방이 같은데 왜 색깔이 다르냐고 계속 따졌더니 다른 약사가 몇명 더 오는 등 잠시 소란이 일었다. 결국 "지난번에 약을 잘못 드린 것 같다"고 약국측에서 답했다. 기침약이 아니고 콧물약을 주었다는 것이다. "시럽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가루약이 중요하다. 두번씩 확인하는데 이렇게 되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런 식이라면 알약을 다 갈아놓은 가루약은 어떻게 믿을 것인가. 다른 아이와 약이 바뀌지나 않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주영·인터넷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