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종합 고속도로' 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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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신개념의 초대형 고속도로 '메가 하이웨이(mega highway)' 건설이 추진된다. 도로 폭만 400m(약 24차로)에 달하는 이 하이웨이에는 양 방향에 각각 6개의 승용차로와 4개의 트럭 차로 외에 철로도 건설된다.

게다가 전기.수도.가스 등 공공 기초서비스를 위한 수송로와 인터넷 전송선도 들어간다. 한 마디로 '종합 고속도로'가 탄생하는 것이다.

AP통신은 최근 미 텍사스주가 앞으로 50년간 1750억달러(약 180조원)를 들여 총연장 6400㎞의 메가 하이웨이를 건설하는 계획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의 릭 페리 주지사가 2년 전에 처음 구상한 이 프로젝트는 민간 기업이 자체 자금으로 건설한 뒤 공사비를 뽑을 때까지 통행료를 징수하도록 하고 있다.

텍사스주는 1단계 사업을 위해 이미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스페인에 본사를 둔 신트라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1단계 사업은 텍사스의 댈러스와 샌안토니오를 잇는 480㎞에서 시작되며 메가 하이웨이를 전제로 일단 왕복 8차로를 낼 계획이다. 신트라사는 공사비를 약 7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으며 향후 50년간 통행료를 거둬 충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텍사스주는 "멕시코와 오가는 물동량이 크게 늘어날 먼 미래를 내다보는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고, 현재 도심을 관통하는 도로와 철길을 외곽으로 옮겨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장대한 계획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메가 하이웨이가 지나게 될 농촌지역의 땅 주인이나 농장 주인, 환경론자들은 이 사업에 반대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지금 도로를 끼고 있는 타운들도 새로운 초대형 고속도로가 뚫릴 경우 현재의 상권을 잃어버리게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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