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옆 음식물 쓰레기 汚水 흘러 나무 말라죽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우리 주변의 가로수들을 자세히 본 적이 있는지. 매일 강서구청 앞에 있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탄다. 하지만 그 때마다 거기 있는 가로수들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 정류장 근처에 널려 있는 술집·음식점 등에서 한달에 두세 번씩 많은 쓰레기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버려진 쓰레기 더미에서 새어나오는 오수(汚水)로 가로수 근처는 항상 흥건하게 젖어 있다. 나무 껍질도 흉하게 벗겨져 있고 밑둥을 심하게 도려낸 흔적이 있다. 게다가 가로수엔 헬스장이다 뭐다하는 광고 팻말이 걸리기도 해 나무가 생명없는 기둥처럼 취급되고 있다.

요즘같이 무덥고 햇볕이 많이 내리쬐는 날엔 너나 할 것 없이 가로수가 만들어주는 그늘에서 더위를 식히면서도 누구 하나 나무의 아픔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 강서구청 홈페이지에 글도 올려봤지만 큰 변화가 없다. 가로수들은 정말 한눈에 보기에도 심하게 말라 있고, 어떤 것은 나뭇잎조차 다 떨어져 죽어가고 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기둥을 세우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가로수도 생명이 있다.

한지민·서울 강서구 가양2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