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취임 명찬규 인터피온반도체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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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국 최고의 반도체 설계회사로 키우겠습니다."

26일 대표이사에 취임하는 인터피온반도체 명찬규(46·사진) 사장의 다짐이다.

明사장은 이 회사의 첫 대표이사다. 지난해 게이트 파문을 일으킨 이용호씨가 대주주였던 인터피온이 반도체 설계회사 '인터피온반도체'로 탈바꿈하면서 사장을 맡은 것이다. 삼성전자 연구원으로 있다가 2000년 2월 동료 연구원 10명과 A&D반도체를 창업한 게 인연이 됐다.

李씨가 1999년 워크아웃 중이던 대우금속을 헐값에 사들여 인터피온으로 이름을 바꾼 뒤 지난해 6월 A&D반도체를 흡수 합병하면서 明사장도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李씨가 지분을 팔아 차익을 챙긴 지 두달 만에 '이용호 게이트'가 터지고 주식이 관리종목으로 떨어지는 등 수난이 이어졌다. 이후 인터피온의 금속사업 부문을 매각하고 반도체 부문만으로 인터피온반도체를 세운 것이다.

明사장은 "지난 1년 동안 이용호 게이트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며 "20여년 동안 연구만 해왔는데 대검 중수부에서 참고인 조사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이제 인생이 무너지는구나하는 탄식도 나오더군요. 회사를 더 키워 보려고 인터피온과 합병을 했는데 무덤을 판 셈이었죠."

이용호 게이트가 터지고 인터피온이 상장 폐지 위기에 몰리자 소액주주들이 모인 인사모(인터피온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나섰다.

明사장은 소액주주들이 한푼 두푼 모아 낸 증자 자금을 바탕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회사가 정상화하고 기술력이 소문나자 대기업도 자금을 지원했다. 이후 인사모 회장을 사외이사로 임명해 경영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올해 매출액은 1백50억원,영업이익은 2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주력 품목은 DVD 모터를 제어하는 반도체와 형광등의 꼬마전구를 대신하는 전력용 반도체다. 이달부터 회계감사를 받고 있어 하반기에는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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