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광여고]논리력 키우는 신문속 사회 탐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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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광주 대광여자고등학교(교장 이영우) 1학년 8반 오단비(17)양은 지난 3월 입학식을 앞두고 학교에서 신입생들에게 내준 사회과 과제물의 경연에서 대상을 받았다. 과제는 '지난해 국내외 10대 뉴스'를 스스로 뽑아 뉴스별로 내용을 요약하고 선정 이유를 적는 것이었다.

오양이 뽑은 10대 뉴스는 '9·11 테러, 어려운 수능 파문, 일본의 역사 왜곡과 반일 감정 폭발' 등이었다. 이 학교는 2년 전부터 신입생 모두에게 통과의례처럼 이와 동일한 과제를 부여한 뒤 결과를 심사해 시상하고 있다.

"학생들이 사회 현상을 올바로 인식하고 긍정적인 가치관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게 교장의 설명이다.

NIE 교육은 신입생만 받는 것이 아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정규 교과와 특기적성 교육 및 클럽 활동 시간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이뤄진다.

매주 월요일이면 교사들이 만든 시사용어와 해설이 담긴 자료가 전학년에 배포된다. 학생들은 자료를 보고 내용을 요약한 뒤 각자 공부한 시사용어 한개에 뜻풀이를 곁들여 함께 제출해야 한다. 결과는 수행평가에 반영한다.

1학년 사회 시간 첫머리에 10분 동안 진행하는 '신문 속 시사용어'도 이채롭다. 학생들이 평소 신문을 읽다가 접한 낯선 시사용어의 뜻을 풀이해 두명씩 돌아가며 관련 기사와 함께 발표하는 활동이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시험 문제의 일부는 꼭 여기서 출제한다.

한주에 두세시간 배정된 특기적성 교육 활동에서도 NIE반이 운영된다. NIE반의 주요 활동은 '교과서 신문 만들기'로 지금까지 각자 배운 수업 내용을 신문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다. 한정된 지면에 꼭 실어야 할 내용을 가려 제목을 뽑고, 관련 사진 등을 균형있게 배치하는 작업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거치다 보면 교과 내용이 절로 머리에 들어온다. 목요일 5교시에 1·2학년 합반으로 운영하는 클럽활동 '이슈반'(지도교사 이미화)은 NIE의 심화과정으로 참여 열기가 뜨겁다. 학생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된 사회적 이슈 한가지를 정해 깊이 있는 토론을 벌이기 때문이다. 최근 토론 주제는 '월드컵과 선거'였다.

이슈반 반장인 2학년 14반 신숙현(17)양은 "토론 자료를 공부하느라 밤을 샌 적도 있지만 다른 사람의 시각을 통해 내 시각을 교정하고 논리력과 설득력을 기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학교 전체의 NIE 교육을 조율하는 이미화(29)교사는 "한해 동안 공부한 NIE의 결실을 연말 학교 축제 기간에 전시해 학부모들의 평가도 받는다"며 "현재 일부 학급에서 매달 발행하는 학급신문을 학교 전체로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이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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