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임기 마친 뒤 정계은퇴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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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박관용(朴寬用)국회의장이 18일 의장직을 끝으로 '정계 은퇴'할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국회 중립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날 관훈클럽(총무 문창극 중앙일보 이사) 초청토론회에서 "의장 중립을 위해 누군가 행동을 보여줘야 관행화된다"며 "나는 의장 임기 뒤 선거에 임하겠다는 생각을 떨쳐버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 동래가 지역구인 6선(選)의원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임기를 마치면 한나라당으로 돌아갈텐데 중립을 유지할 수 있나.

"솔직히 지금도 여당에 대한 반감이 있다. 한나라당 시각으로 보려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가급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양쪽 주장을 조정·중재하겠다. 다음 선거를 의식하지 않는 게 고민을 떨쳐버리는 한 방안이라고 본다."

-대통령으로부터의 독립은.

"대통령 초청만찬 때 당당하되, 선배에 대한 예의는 깍듯이 갖추었다. 이렇게 하면 거리를 두면서도 친밀하고 독립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앞으로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대통령과 직접 만나 절충하는 일을 하겠다. 예산 심의권이 국회에 있는 한, 국회가 주도권을 잡겠다. 남북·통일문제도 국회 내 논의 절차가 필요하다. 이런 취지로 하면 국회 독립이 보장되지 않겠는가."

-한쪽이 반대해 안건이 본회의에 상정조차 안된다면.

"이젠 날치기는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세월만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직접 호소해 처리하겠다."

-총리서리제가 위헌이란 주장이 많다.

"위헌이라고 본다. 국회동의 전까지 총리 역할을 하지 않는 게 헌법 정신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준기간이 보름 정도인데 총리가 막중한 자리란 점을 감안하면 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헌론이 제기된다.

"대선을 앞두고 개헌 얘기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크로스보팅(자유투표)에 대한 입장은.

"각 정당의 간섭을 줄여나갈 것을 촉구하겠다."

-이번 의장선거가 내용상 당론투표란 비판이 있다.

"완전한 자유투표는 아니지만 과거와는 달라졌다. 발전의 계기라고 본다."

-민주계 출신으로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에 대한 소감은.

"金전대통령이 정치를 다시 하지도, 정당을 만들 의사도 없다고 생각한다. 국가원로로서 존경받기를 기대한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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