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대표선발은 '오버 네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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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이경수(23)선수 처리를 놓고 배구계가 시끄럽다. 이경수는 드래프트 거부 파동으로 선수등록이 안돼 현재 무적(無籍)인 선수. 국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표선수로 선발될 길마저 막혀 있다.

이경수측은 협회를 상대로 선수등록이행 가처분신청을 냈고 법원이 최근 손을 들어줌으로써 선수 신분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 협회는 곧 이사회를 열어 선수 인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협회의 움직임이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협회는 선수등록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곧 강화위를 열어 아시안게임 대표로도 선발할 방침이다.

대표로 선발하는 문제는 따져봐야 할 구석이 많다. 우선 실리적인 면이다. 이경수가 대표팀에 가세하면 취약한 전력이 보강된다는 점은 맞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아시안게임에 최고 수준의 대표팀을 선발한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도 없다. 그러나 이경수가 합류하면 대표팀 경기력이 오히려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4월부터 땀흘리며 손발을 맞춰온 기존 대표선수들과의 융화문제가 제기된다.

더구나 이경수는 협회와 구단이 합의해 정한 드래프트 룰을 깨고 LG화재에 거액을 받고 입단한 선수다. 드래프트를 거친 기존 선수들과 위화감이 없을 수 없다. 신치용 대표팀 감독은 아직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대통령까지 나서 천거한 호마리우를 뿌리친 브라질 축구팀 감독의 예를 들며 자신도 이경수를 받지 않을 생각임을 내비치고 있다. 감독과 선수들이 모두 달가워하지 않는 선수 선발은 재고돼야 한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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