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테러에 희생된 민간인 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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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북아일랜드의 구교파 준군사조직인 아일랜드공화군(IRA)이 16일 사상 처음으로 북아일랜드 유혈사태로 인한 민간인 희생자들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IRA는 1972년 7월 21일 폭탄테러로 북아일랜드의 수도 벨파스트 중심지에서 9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친 '피의 금요일' 사건 3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우리로 인해 사망한 모든 민간인 희생자들의 가족들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애도를 표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영국의 존 라이드 북아일랜드 담당 장관은 "이제껏 '유감'이란 표현만 써오던 IRA로서는 전례없이 강력한 사과 표명"이라고 환영하며 "다시는 그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북아일랜드의 신교파 정치인들은 "이번 사과 성명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97년 정전협정의 효과와 상태에 대한 성명 발표를 의식한 전략적 조치"라고 폄하하고,"우리가 IRA에 바라는 것은 희생자에 대한 동정이 아니라 전쟁이 끝났다는 확신"이라고 못박았다.

1910년 아일랜드 독립을 목표로 조직된 IRA는 극렬한 테러 활동으로 지난 30년간 1천8백여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그중 6백50여명이 민간인이었다.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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