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김성근 감독 목에 걸린 가시 하나, 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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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두를 달리는 SK의 김성근(사진) 감독은 ‘라이벌’이라는 말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지난 3년간 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거둔 최강팀 사령탑으로서 자존심이다. 그런 김 감독이지만 좀처럼 경계를 풀지 못하는 팀이 있다. SK를 쫓고 있는 2위 삼성이다. 두 팀의 승차는 14일 현재 8.5경기. 쉽게 좁혀질 간격은 아니지만 김 감독은 마음을 놓지 않는다. 가을잔치에서 만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삼성으로부터 시선을 떼지 못하는 이유다. 김 감독은 선동열 삼성 감독과 아직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어 본 적이 없다.

◆계산이 안 선다=김 감독은 “삼성의 어린 선수들은 계산이 안 된다”고 말했다. 올 들어 삼성은 주전 선수가 대폭 바뀌면서 팀 컬러가 변 했다. 이영욱·오정복·김상수 등 젊은 선수들이 주전으로 도약했고, 박한이·조동찬은 한 단계 발전했다. 상대해 본 경험과 데이터가 적은 선수들이 튀어나와 대처방안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힘이 붙으면 어마어마하다. 삼성의 어린 선수들은 멋모르고 뛴다. 무서울 때”라며 경계했다.

◆대처능력도 향상=삼성은 올 시즌 팀 도루 1위(101개)를 달리고 있다. 도루만 많은 게 아니라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플레이도 상당히 공격적이다. ‘뛰는 야구’에서 만년 하위권이었던 예전의 삼성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김 감독은 “스스로 뛰기 시작하니까 상대의 뛰는 야구를 수비하는 법도 늘었다”고 말했다. 삼성은 최근 16승2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일한 열세=올스타 휴식기 이전이지만 SK와 삼성은 이미 15차례나 맞붙었다. 상대 전적은 8승7패로 삼성이 조금 앞선다. SK가 상대 7개 구단 중 유일하게 밀리는 팀이 삼성이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에서 그 정도 전적 차이는 별 의미가 없다. 걱정은 삼성과 맞대결이 4경기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막판 추격을 해 올 경우 맞대결에서 이겨야 하는데 남은 경기가 적다는 뜻이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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