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인 줄 몰랐다"4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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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내가 고혈압 환자?'

자신이 고혈압에 속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사는 사람은 움직이는 시한폭탄과 같다. 월드컵 경기를 보다가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처럼 심장마비나 뇌졸중의 원인이 바로 고혈압이기 때문.

최근 삼성서울병원은 건강강좌에 참석한 일반인 6백80명을 대상으로 '고혈압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고혈압군에 속하는 2백37명 중 1백2명이 자신의 혈압을 정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또 고혈압 기준치를 초과한 사람들 중 1백10명은 지금까지 한번도 병원 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교를 위해 고혈압 클리닉에 다니는 2백40명을 별도 조사한 결과, 3%에 해당하는 7명만이 자신의 혈압을 잘 모르고 있어 대조적이었다.

하지만 고혈압 환자라도 자기관리에는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습관과 관련된 위험인자를 비교한 결과 체중 과다·짜게 먹는 식습관·스트레스 과다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환자들이 일반인에 비해 높은 위험인자를 갖고 있었다.

<표 참조>

혈압은 심장이 온몸으로 혈액을 뿜어낼 때 혈관이 받는 압력.보통 심장이 수축할 때 나타나는 최고 혈압은 1백30㎜Hg, 최저 혈압은 85㎜Hg 이하여야 정상이다. 최고 1백30~1백39, 85~90은 혈압을 조심하라는 경계성 고혈압, 그 이상부터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이번 조사에선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고혈압을 앓았다는 환자가 53.1%로 나타나 높은 유전성을 보였다.

삼성서울병원 심혈관센터 박정배 교수는 "고혈압은 혈관이 거의 막히기 전까지 증상이 없다"며 "비만·흡연·고 지방식·스트레스에 항상 노출되어 있고, 부모가 고혈압 환자일 경우 등 위험요인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정기적으로 혈압을 재볼 것"을 권유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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