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곁에서 보니 헌신적 對民서비스는 더 개선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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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밖에서 볼 때는 공무원들이 무사안일하고 권위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가까이에서 지켜보니 참 헌신적이면서 열린 마음자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난달 말 물러난 강재수(姜財守·55·사진)전 전북도 정무부지사가 1년간 공직사회를 겪어본 소회다.

그는 이달 초 본업인 의사로 복귀해 현재 전주 예수병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姜씨는 "처음에는 행정이 낯설고 생소한 분야라 걱정했지만 담당자들의 업무추진 과정을 관찰하면서 일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열정·사명감을 가진 공무원을 만나면 자신도 의욕이 절로 솟았지만 소극적인 직원들 옆에서는 스스로 위축되더라"고 밝혔다.

그는 "짧은 기간이지만 공직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할 룰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라는 것을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일한 만큼 대접받고 승진한다는 원칙이 확고하게 자리잡을 때 직원들은 희망과 용기를 갖고 더 열심히 뛴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는 얘기다.

그는 또 요즘 공무원들은 각종 교육·해외 연수 등을 통해 나름대로 전문성과 열린 시각을 확보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서비스 마인드는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것이 행정의 요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원칙만을 내세우며 '안된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왜·무엇이 문제인가를 찾아 발로 뛰고 앞장서서 해결해 주려는 고객(주민) 서비스가 이제는 행정에도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는 아직 상당수가 소신이 부족하고 혹 책임질 일이 있을까봐 몸을 사리는 모습이었습니다."

姜씨는 "1년 동안 행정과 의회·언론·시민단체 사이에 조정 역할을 하느라 맘 고생도 많았다"며 "특히 상대를 설득하려는 노력 없이 자신의 주장만을 늘어놓으며 힘으로 밀어붙이거나, 대안 제시 없이 비판만 쏟아낼 때는 유권자가 이걸 보면 얼마나 실망할까 실로 안타까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퇴임하고 본분인 의사로 돌아오자 아내가 얼굴을 활짝 피며 '이제부터야말로 본분에 충실하라'고 당부하더라"고 털어놨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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