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눈높이로 연극 즐겨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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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독일 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대표작 '코카서스의 백묵원'이 필리핀 전통 음악과 무용이 어우러진 필리핀 고유 양식의 연극으로 탈바꿈했다. 관람 대상도 6세 이상 어린이. 아동청소년 공연예술 분야의 세계 최대 비정부기구(NGO)인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ASSITEJ·아시테지)가 20일~28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등 서울 각지 공연장에서 개최하는 '2002 서울 아동청소년 공연예술 축제'에 참가한 필리핀 교육 연극 협회(PETA)의 작품이다.

아시테지는 회원국이 70여개로 각국의 문화적 특성을 알리고 아동청소년 문화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기구다. 3년마다 공연예술축제를 열어 세계의 문화 다양성을 한자리에서 둘러 볼 수 있게 일종의 문화 박람회를 개최한다. 올해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서울에서 축제를 연다.

참가국도 중국·일본·스리랑카·벨기에·독일·호주 등 다양하다. 이번에는 해외 작품 17편, 국내 작품 12편이 초청됐다.

중국 최고 권위의 연극상 '메이란 팡상'을 수상한 웬 구오솅이 출연한 대형 음악극 '행복한 새', 일본의 동요와 어린이들의 놀이를 활용한 아동극을 만들어온 어린이 미학 교육 전문가 코가 유미코의 '토핀샨', 어린이의 호기심이 어른들 세계 속에서는 충돌하고 좌절을 겪는다는 내용을 동요·순수시를 통해 보여주는 스웨덴의 '미칠 것 같애' 등이 공연된다.

신문을 읽고, 아침을 먹고, 요리를 하는 보통의 삶을 무언 광대극 기법으로 보여주는 스페인의 '일상', 가족의 죽음을 어린이의 눈높이로 그려낸 영국의 '줄타기 곡예', 종유석·물웅덩이가 있는 동굴을 배경으로 무용수가 테크노 댄스 등을 선보이는 호주의 '동굴' 등 모든 연극은 3세 이상 어린이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관람 연령과 공연 일시·장소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시테지 사이트(www.assitejkorea.org)에 실려 있다.

국내 작품으로는 극단 유의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 올해 서울어린이연극상 최우수작품상 수상작인 극단 뛰다의 '하륵 이야기' 등이 선보인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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