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스터 우승뒤엔 가족 사랑 있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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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가정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지난 8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줄리 잉크스터(42·미국·사진)가 항상 되뇌는 말이다. 두 딸을 둔 '아줌마 골퍼' 잉크스터는 생업인 골프 이상으로 가족을 소중하게 여긴다. 마흔두살의 잉크스터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기까지는 이같은 끈끈한 가족애가 뒷받침된 것은 물론이다.

"엄마, 힘내요. 엄마는 소렌스탐을 물리칠 수 있어요. 행운을 빌게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게 3라운드까지 두 타 차로 뒤져 있던 잉크스터는 "4라운드를 앞두고 큰 딸 헤일리(12)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e-메일을 받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올 시즌 12차례의 경기에 출전해 여섯번이나 우승했던 소렌스탐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로부터 이동전화를 통해 격려 메시지를 받았지만 결국 잉크스터의 가족애가 발휘한 효력에는 미치지 못한 셈이다. 더구나 잉크스터는 우승을 확정지은 뒤 남편 브라이언과 진한 키스를 하며 우승의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이처럼 잉크스터는 일과 가정에서 모두 성공한 모범적인 골퍼의 표상으로 꼽힌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면서도 통산 27승을 거둔 뛰어난 기량, 깔끔한 매너까지 갖춰 미국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잉크스터는 국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수차례 내한해 국내팬들에게도 친숙하다. LPGA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세리·박지은·김미현·장정 등과 친분을 맺으면서 큰언니처럼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국내 골프의류 브랜드인 아스트라와 전속계약을 하고 있는 등 한국과도 인연이 많다. 이번 US여자오픈에서도 잉크스터는 아스트라 티셔츠를 입고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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