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후보 "대선후보 다시 뽑아도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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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주당 노무현(武鉉)대통령후보는 9일 "당내 대선후보 경선의 문을 8월 말까지 열어두겠다"며 "당 밖의 인물도 상관없다"고 8·8 국회의원 재·보선 후 '문호 개방을 통한 재경선' 수용 의사를 밝혔다.

후보는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박(근혜)·정(몽준)의원 등을 대안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때(8월 말)까지 도전자가 있으면 누구든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8·8 재·보선 이전에 전당대회를 열자는 당내 일각의 분위기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한 뒤 "후보를 그만두라는데 대안을 가져오든가, 대안이 없으면 흔들지 마라"고 비난했다.

<관계기사 3면>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당내 비주류가 개헌론을 앞세워 정계개편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후보 거취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심각함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후보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불교방송에 출연," 기득권이 없는 방향으로 갈 용의가 있으며,1백% '오픈 프라이머리(공개 경선)'를 도입하면 민주당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도 유리한 것이 없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비주류 측의 한 관계자는 "후보가 비주류의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해 재경선 카드를 다시 던진 것"이라며 "그러나 8월 말 이내로 경선시기를 못박은 것은 사실상 재경선을 치르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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