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스터 4언더'뚝심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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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메이저 대회 일곱번째 우승과 함께 1999년 이후 3년 만에 US여자오픈 정상에 복귀한 잉크스터는 우승상금 53만5천달러(약 6억4천만원)를 받았다.

잉크스터는 또 54년 베이브 자하리아스의 최고령(43세7일) 우승에 이어 역대 두번째 고령 우승자로 등록됐다.

잉크스터에게는 22년 전의 기억이 바로 어제인듯 싶었을 것이다.

80년 바로 이 코스에서 열린 US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줄리 심프슨은 어느덧 원숙미가 넘치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결혼과 함께 성은 잉크스터로 바뀌었지만, 프레이리 듄스는 옛 모습을 간직한 채 마치 고향과 같은 편안함을 줬다.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가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되어 돌아온 그녀를 반기는 듯했다.

3라운드까지 소렌스탐에게 두 타 뒤져 있던 잉크스터는 2번홀(파3·1백45m)에서 첫 버디를 잡은 데 이어 6번홀(파4)에서 또다시 버디를 기록하며 단숨에 소렌스탐과 동타를 이뤘다. 7번홀(파5)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내며 한 타차 단독선두로 뛰어오른 잉크스터는 이후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소렌스탐의 추격을 따돌렸다. 버디 퍼트를 성공시킬 때마다 주먹을 불끈 쥐는 잉크스터의 모습에서는 백전노장의 자신감이 넘쳐나고 있었다.

경기 내내 공격적인 플레이로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한 잉크스터는 특히 쇼트게임에서 소렌스탐을 압도했다. 잉크스터는 불과 25개의 퍼트를 기록한 데 비해 소렌스탐은 까다로운 그린에서 수차례 버디 기회를 날려 31차례나 퍼터를 잡아야 했다.

잉크스터는 "어떤 대회건 우승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마흔두살의 나이에 우승한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열두살, 여덟살짜리 딸을 둔 잉크스터가 마흔을 넘긴 나이에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은 가정과 일을 모두 소중히 여기며 성실한 자세로 훈련에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3라운드까지 선두로 나선 경기에서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우승할 확률이 60.7%나 되는 소렌스탐도 이날만큼은 잉크스터의 노련한 플레이에 밀려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뒤늦게 추격에 불을 댕겼던 박세리(25)는 두 타를 줄이며 합계 5오버파 2백85타로 공동 5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박지은(23)은 공동 18위(합계 9오버파), 김미현(25)과 장정(22)은 공동 22위(합계 10오버파)에 그쳤다.

허친슨=성백유 기자

마흔두살의 '아줌마 골퍼' 줄리 잉크스터(미국)가 우승 트로피를 힘차게 치켜올렸다. 잉크스터는 8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캔자스주 허친슨의 프레이리 듄스 골프장(파70·5천7백27m)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US여자오픈에서 합계 4언더파 2백76타로 난적 아니카 소렌스탐(31·스웨덴)을 두 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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