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24시간 편의점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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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 평양시내에 24시간 편의점이 생겼다. 또 6~7개의 PC방이 성업 중이며, 햄버거(고기겹빵) 가게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부가 29일 발표한 '최근 북한 변화동향'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평양 대동강구역 문수거리에 24시간 편의점이 문을 열었다. 또 평양에 생맥주집이 150곳, 대중식당 350개가 성업 중이라고 한다.

주민들 사이에 외래문화가 유행하면서 김일성종합대학 등 평양 시내 각 대학에 햄버거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식당.카페.가라오케.당구장 등 '봉사 직종'의 경우 손님만 있으면 새벽까지도 영업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여가시간이 많을수록 게을러지고 개인주의화되며 의식이 자유화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며 필요 이상의 여가를 허용하지 않아온 북한의 기존 방침에서 벗어나는 흐름이라는 게 통일부의 분석이다. 일반 경제활동에서도 자본주의적으로 판단하고 시장 기능을 활용하는 추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평양시내와 공항.역.고속도로 등지엔 평화자동차 대형 광고판이 세워졌고, 쇼윈도(상품진열창)와 상업용 간판이 지방도시로까지 확산됐다. 주민들은'에누리''깎아주다''떨이'같은 말을 써가며 물건값을 흥정하며 상가에선 점원들이 호객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컴퓨터 산업의 변화도 있다. 평양지하철 광복역 인근에는 북한이 자체 개발한 PC방(100대 보유)이 지난 4월 생겼다. 컴퓨터 관련 기술을 지원하는'첨단기술봉사소'가 평양 시내에 들어섰다.

북한 당국은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조치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식량판매소'와 '도매반'을 설치.운영하는 등 가격안정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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