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거리응원단 6·13 투표율 31% "서울시장 당선자 안다" 5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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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월드컵 때 거리 응원을 열정적으로 한 사람일수록 정치에는 관심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 정보사회연구소가 한국과 터키팀의 3,4위전이 열린 지난달 29일 시청·광화문 일대 거리 응원자 5백76명을 상대로 벌인 조사 결과다.

4일 연구소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6·13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한 사람은 31%인 1백78명뿐이었다.사상 최저였던 서울지역 평균 투표율 42%보다도 크게 낮은 수치다.

서울시장 당선자가 이명박씨인 것을 아는 사람은 52.1%였고, 자기 동네 구청장 당선자가 누군지 아는 사람은 겨우 12.3%였다.

빨간 티셔츠·페이스 페인팅·태극기 사용 등을 기준으로 매긴 응원 참여 정도는 선거 참가자가 5.80,불참자는 6.56인 것으로 나타났다.선거에 불참한 사람들이 응원에는 더 적극적이었던 셈이다.

경희대 황승연(黃承淵·사회통계학)교수는 이에 대해 "정치적 냉소감·불신 등으로 인해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정치 참여로 연결되지 못한 상태"라고 해석했다.

한편 거리 응원에 나온 이유는 ▶색다른 경험을 위해(34.6%)▶단순히 재미로(24.9%)▶경기를 보러(22.7%) 순으로 조사됐다. 경기 보다 응원 자체에 더 흥미를 가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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