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중단 위기에 몰린 사할린 한인방송 김춘자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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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말은 곧 혼입니다. 민족혼이 사라져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도와주십시오."

러시아 민영 아에스테웨텔레공사로 넘어가 오는 10월 방송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사할린의 '우리말 라디오 방송국'(중파 531㎑) 국장 김춘자(51)씨.

그는 1일부터 시작된 '여성주간'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방한했다. 사할린 우리말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金씨와 아나운서 한명, 기자 한명 등 세명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후 7시40분부터 20분간 방송하고 있다. 이 방송국은 1956년 소련 텔레라디오 방송공사 내 조선어 라디오 방송국으로 창립됐다.

이 방송국이 지난 3월 하순 공개입찰에서 아에스테웨텔레공사로 넘어갔다. 金씨는 "협상을 계속하고 있으나 오는 10월까지 자체 운영을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한다는 공사 경영진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金씨는 "매월 운영비 2천4백달러를 자체 해결해야 하는 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비롯해 여성 경제인·교육가·문화인 등이 모이는 여성주간 행사 등에서 각계각층에 도움을 요청하겠다"며 "한국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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