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확천금을 노리는 연극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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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프로듀서 (EBS 오후 2시)

요즘 뉴욕 브로드웨이를 한껏 달구는 뮤지컬이 있다. 지난해 봄부터 흥행 열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프로듀서'다. '라이언 킹''맘마 미아'등을 누르며 주당 1백만달러(약 12억원)를 상회하는 입장 수입을 기록 중이다. 춤과 노래가 넘실대는 뮤지컬의 화려한 무대 뒤편에서 일하는 프로듀서의 세계를 코믹하게 재현, 연일 관객을 유인하고 있다.

미국 코미디 영화를 대표했던 감독 가운데 한명인 멜 브룩스가 1968년 연출했던 '프로듀서'는 바로 요즘 최고의 뮤지컬 히트작인 '프로듀서'의 원작이 된 영화다. 브룩스 감독 자신은 이번에 뮤지컬을 기획한 프로듀서의 일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특히 악보를 쓰지 못하는 브룩스는 이번 뮤지컬의 음악을 콧노래 비슷하게 작곡했고, 이를 전문가가 다듬어 화제가 됐다.

영화 '프로듀서'는 '불타는 안장'(74년), '무성영화'(76년), '스페이스볼스'(87년)를 만들었던 브룩스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늘 '대박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연극 제작자를 통해 브로드웨이의 이면을 풍자한 영화다. 줄거리는 다소 산만하지만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로 69년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다.

무대에 올리는 작품마다 망하게 되는 불운의 연극 제작자 맥스(제로 모스텔)와 그의 어리숙한 회계사 레오(진 와일더)가 히틀러를 비꼬는 연극을 만들어 일확천금을 노린다는 내용이다. 원제 The Producers. ★★★☆(만점 ★ 5개, ☆은 ★의 절반)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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