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경쟁 ‘몸값’ 뛴 박주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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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주류, 비주류 간 당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민주당에서 박주선 최고위원의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 4일 손학규 전 대표의 요청으로 둘만의 오찬 회동을 했다. 손 전 대표는 조만간 춘천에서의 칩거를 끝내고 8월 하순 열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손 전 대표는 “박 최고위원은 내가 가장 믿는 정치인 중 한 명 ”이라고 덕담을 했다고 한다.

박 최고위원은 닷새 전인 지난달 29일에는 정세균 대표와 만났다. 정 대표는 “우리가 지난 2년간 함께 (지도부에서) 잘 일하지 않았느냐”며 협력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틀 전인 지난달 27일엔 정동영 의원이 만나자고 했다. 역시 당 대표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정 의원도 박 최고위원에게 손을 잡자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박 의원 측 관계자는 전했다.

민주당의 ‘빅 3’가 모두 박 최고위원과 만난 것은 그가 당권 경쟁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인텔리서치가 최근 민주당 대의원 3200여 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차기 대표 선호도는 손학규(25.3%)·정세균(23.5%)·정동영(19.7%)·박주선(10.7%) 순으로 나왔다. 어느 누구도 과반을 넘지 못하는 현실인 만큼 전당대회의 가장 큰 변수는 ‘합종연횡’이 될 수밖에 없다. 경선 룰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1차 투표에서 1위 후보가 과반을 얻지 못할 경우 1, 2위 간 결선투표가 도입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박 최고위원이 캐스팅 보트를 쥘 가능성이 크다. ‘빅3’가 모두 그에게 “우군이 돼 달라”며 구애하는 이유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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