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료 크게 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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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르면 올해 말부터 생명보험의 보험료가 최대 27.5%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관계기사 38면>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24일 "사망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점을 반영해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경험생명표'를 전면 재조정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10월까지 확정,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2개 생보사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00년 사망률이 1996년 사망률에 비해 27.5%나 낮아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며 "이를 반영하면 순수한 사망보험의 경우 27.5%만큼 암보험·상해보험 등 일반적인 보장성 보험도 평균 10%까지 보험료를 낮출 요인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3월 말 현재 국내 보장성 보험 가입 건수는 국민 1인당 한건 꼴인 4천6백만건으로, 연간 보험료는 17조5천억원에 달해 이번 개정으로 연간 2조원에 가까운 보험료 인하 효과가 예상된다.

경험생명표란 보험 가입자들의 성별·연령별 사망률과 남은 수명 등을 예측해 만든 표로, 보험사는 이 표를 토대로 보험료를 산정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인구 천명당 사망자 수는 92년 5.6명, 96년 5.4명, 2000년 5.2명으로 줄었다.

경험생명표는 통계청 수치가 아닌 보험 가입자의 사망률을 근거로 하는데, 최근 건강한 사람이 보험에 드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가입자들의 사망률은 1996~2000년에 27.5%나 낮아졌다. 그런데도 경험생명표는 97년 이후 개정되지 않아 보험사는 보험료를 과거와 똑같이 받으면서 고객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은 그만큼 적어져 막대한 차익을 누려온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러나 "저축성 보험의 보험료는 많아야 3~4%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연금 보험은 오히려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생보업계는 "보장성의 경우에도 보험료를 내리기보다 고객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해 실제 보험료 인하폭은 5% 정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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