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 3R 단독선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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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김미현(25·KTF)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양 갈래로 묶은 머리채도 그 걸음걸이만큼이나 경쾌하게 나풀거렸다. 열다섯살 소녀 같은 그의 티없는 웃음에 관중들도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수퍼 땅콩' 김미현이 시즌 첫승의 문턱으로 성큼 다가섰다.

김미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 로커스트골프장(파72·5천6백42m)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웨그먼스로체스터골프대회(총상금 1백20만달러) 3라운드에서 이틀 연속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3언더파 2백3타로 공동선두였던 카리 웹(호주)을 5타차로 따돌렸다.

김미현은 이날 선전으로 2000년 세이프웨이챔피언십 이후 1년9개월 만의 첫 우승이 유력해졌다. 1999년 미국투어에 참가한 김미현이 5타차 리드를 잡고 최종라운드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웹과 함께 마지막 조에서 경기를 펼친 김미현은 첫홀부터 버디를 뽑아내며 기선을 잡아나갔다. 마지막 홀을 제외하고 모든 홀에서 앞서거나 최소한 동타를 이뤄 티샷을 먼저하는 '오너(honor)'를 한번도 뺏기지 않았다. 김미현은 '페어웨이 우드의 달인'이라는 별명답게 첫홀 11번우드 세컨드 샷을 핀 1.2m에 붙여 버디를 잡아냈다.

4번홀(파5)에서 웹이 보기를 범해 마음 편히 2타차 선두가 된 김미현은 6번홀(파4·3백76m)에서 또 한번 11번 우드로 친 세컨드샷을 핀 60㎝ 옆에 붙이며 버디를 추가해 웹의 추격을 벗어났다.

김미현은 이후 버디 4개(보기1개)를 더해 웹과의 차이를 5타로 벌였다.

김미현에게 초반 기선을 제압당한 웹은 이날 버디와 보기를 각각 4개씩 기록, 이븐파 72타에 그쳤다. 웹은 이날 13번홀까지 보기를 네개나 범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마지막 세홀에서 연속버디를 잡아내 단독 2위 자리는 지켰다. 김미현은 3라운드 경기를 마친 후 "웹이나 아니카 소렌스탐과 한조로 플레이해도 그들을 의식하지 않는다. 내일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3라운드 연속 60타대를 기록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김미현은 최종라운드에서 웹과 다시 한번 실력을 겨룬다.

지난해 챔피언 로라 데이비스(영국)는 합계 7언더파 2백9타로 웹에게 1타차 3위로 따라붙었다. 1,2라운드 연속 이븐파에 그쳤던 박세리(25)도 5언더파 67타를 쳐 중간합계 5언더파 2백11타로 공동 17위에서 단독 5위로 수직 상승했다.

박희정(22·CJ39쇼핑)은 합계 4언더파 2백12타로 공동 6위에 랭크돼 박세리와 4라운드를 함께 한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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