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업씨 수감된 독방 5년전 현철씨 있던 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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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경기도 의왕의 서울구치소 13동 3층 14호실. 김홍업씨가 21일 수감돼 첫날밤을 보낸 곳이다.

5년 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가 머물던 바로 그 방이다.옆으로 넷째 방에는 수인번호 3750번을 달고 동생 홍걸씨가 35일째 수감생활 중이다.

법무부는 이날 홍업씨를 수감할 장소 선정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대통령 아들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넓은 독방에 수용하려면 홍걸씨가 있는 서울구치소의 같은 사동의 같은 층을 피할 수 없지만 '가족을 인접한 곳에 수감하지 않는다'는 규칙이 있기 때문이었다. 고심 끝에 법무부는 홍걸씨의 방인 10호실과 홍업씨 방인 14호실 중간에 간이 차단시설을 설치했다. 서로 얼굴을 마주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식사는 방에서 하고 큰 독방 수감자들은 운동도 통상 방 안에서 하기 때문에 두 형제가 방 밖에서 만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일요일 종교행사 때도 홍업·홍걸씨 같은 미결수는 참석할 수 없기 때문에 형이 확정될 때까지 두 사람이 조우할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또 홍업·홍걸씨가 추가 수사 때문에 검찰청에 같은 날 불려가는 경우엔 호송버스를 한대 더 운행해 두 사람이 나란히 있는 모습이 언론 등에 사진으로 실리는 일을 막을 계획이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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