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직자들 "사퇴… 당무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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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민주당 김원길(金元吉)사무총장과 박병윤(朴炳潤)정책위의장, 정범구(鄭範九)대변인 등 핵심당직자들이 21일 최고위원회 운영방식을 비판하며 사의를 표하거나 당무거부 의사를 밝혀 민주당 내분이 심화하고 있다.

<관계기사 4면>

朴의장은 "최고위원회가 비상사태에 준하는 행동과 의사결정 방식으로 바뀌지 않으면 당무를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당 최고위원회의는 재신임을 받은 이후 소모적인 논쟁과 기득권 방어에만 급급하고 있다"면서 "2~3시간 회의를 해도 손에 잡히는 결과를 못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정범구 대변인도 "책임과 권한이 불분명한 이런 식의 집단지도체제에서는 아무런 결론도 내릴 수 없다"며 "현 집단지도체제 아래에서는 당직자들이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없다고 판단, 한화갑(韓和甲)대표에게 사표를 제출했고 이 순간부터 대변인 업무를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또 金총장은 성명서에서 "사무총장직을 그만둔다고 선거참패의 과오가 씻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동지들에게 미안해 사무총장을 맡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 핵심 당직자가 집단지도체제를 비판하면서 사퇴의사를 밝힌 것은 지난 20일 중도개혁포럼 회의에서 노무현(盧武鉉)대통령후보와 지도부 인책론을 다시 제기한 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

한 당직자는 "당무회의에서 盧후보와 韓대표 및 최고위원들을 재신임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최고위원과 비주류들이 반발하는 데 대한 역(逆)반발"이라고 설명했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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