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機 완전 국산화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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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는 조립 생산 수준에 머물러 왔던 헬리콥터를 완전 국산화하기로 하고, 내년부터 엔진·회전날개 등 핵심 부품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20일 산업자원부가 마련한 '항공·우주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따르면 이를 위해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총 7천1백5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정부가 항공기 국산화를 국책사업으로 삼아 핵심부품 개발을 추진키로 결정한 것은 처음이다.

<관계기사 5면>

국내 항공기 관련 기술은 1980년대 기술 도입을 통한 면허 생산, 90년대 핵심 기술을 설계하는 수준으로 발전했지만 엔진 등 핵심 부품은 국산화가 안돼 헬기 등 항공기를 1백% 자력으로 생산하지 못해 왔다.

이에 앞서 국방부는 총 7천5백억~8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형 다목적 헬기(KMH)사업을 올해 시작해 2008년까지 수송용 헬기, 2014년까지 KMH를 응용한 차세대 헬기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 사업은 재원 부족 때문에 엔진 등 핵심 부품 개발을 제외한 채 항공기 설계와 기체 등 주변 기술 개발에 국한할 예정이어서 '절반의 국산화'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결국 산자부가 이번에 핵심 부품 개발에까지 나서기로 해 항공기 완전 국산화의 가능성이 열리게 된 셈이다.

실제 기술 개발은 민간 업체나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맡게 될 전망이며, 민간 업체로는 삼성·현대·대우 3개사가 합쳐진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참여가 유력한 상태다.

산자부 관계자는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2015년부터는 항공 수출국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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