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관리자 없다고 떡밥 낚시 해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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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요즘 낚시철이라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강과 저수지 등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강과 저수지에 가보면 날이 갈수록 수질 오염이 심각해짐을 느낄 수 있다.

수질 오염이 점점 심해지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사람들이 각종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물고기를 유인할 때 이용하는 집어제 및 떡밥을 사용하는 것도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며칠 전 가까운 교외에 위치한 유료 저수지에 낚시를 하러 갔다. 낚시를 하러 오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집어용 밑밥을 뿌렸다. 집어용 밑밥에는 식물성 단배질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때문에 밑밥은 물 속에서 분해될 수 있지만 그 속도가 느리다. 밑밥이 물 속에 쌓이면 부영양화(富營養化)를 일으켜 수질 오염을 가중시킨다.

따라서 대부분의 유료 낚시터에서는 수질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집어용 밑밥을 쓰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관리자가 없는 일반 저수지에서는 간섭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집어용 밑밥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규제할 방법이 전혀 없어 보인다. 최근 대도시를 관통하는 오염된 하천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런데서 볼 수 있듯 수질 오염을 막는 것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자연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집어제와 떡밥의 사용을 자제하고 지렁이·새우 같은 먹이를 써야 할 것이다.

송일호·경북 의성군 의성읍 후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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