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카메라 세대교체 아날로그 지고 디지털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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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3면

지난달 5일 어린이날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대부분은 카메라와 비디오카메라 한 대씩은 손에 잡고 있다. 유심히 보면 이들 제품의 80% 정도가 디지털이 다. 디지털 카메라와 디지털 캠코더다.

이날 만난 김정민(44·서울 홍제동)씨는 "아날로그 캠코더를 가져왔으나 남들은 대부분 디지털 캠코더를 사용하는 분위기라 내놓고 촬영하기가 어색하다"고 말했다.

카메라는 물론 비디오카메라도 어느 새 디지털 제품으로 대체돼 생활 주변 분위기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통계상으로도 그렇다.

지난해 국내 비디오카메라 시장은 모두 24만여 대로 업계는 집계한다. 이중 아날로그 제품은 10만여대, 디지털이 14만여대다. 디지털 제품이 4만여 대 더 팔려 처음으로 아날로그를 앞지른 것이다. 그 전해만 해도 아날로그가 디지털 보다 두 배는 더 팔렸다. 2000년에는 모두 22만5천여대의 비디오카메라가 팔렸다. 이 중 아날로그가 15만여대, 디지털이 7만5천여대였다.

지난해 비디오카메라 시장에서 디지털의 비중이 58%나 된 것이다.

올해는 이 같은 추세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올 비디오카메라 시장은 28만여 대로 업계는 추정한다. 이 중 아날로그는 5만여 대로 지난해보다 절반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디지털은 23만여대로 지난해보다 64%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디지털의 비중이 무려 80%로 껑충 뛰는 것이다. 2003년에는 35만여 대 중 디지털이 32만여 대로 91%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아날로그는 3만여 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세계 비디오카메라 시장은 1천3백여 만 대로 추산된다. 이 중 디지털의 비중은 60%쯤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비디오카메라 시장에서 디지털화는 우리 나라가 세계 시장보다 앞서가게 되는 것이다.

올해 우리 나라 비디오카메라 시장이 급속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는 것은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빅 이벤트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월드컵 뒤에는 바로 여름 휴가로 이어지고 주 5일 근무제가 하반기 확산돼 디지털 제품의 구매가 늘 것으로 보는 것이다.

국내 유일한 캠코더 메이커인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디지털 제품의 생산 비중을 크게 늘려가고 있다. 올해 디지털 캠코더의 생산비중을 40%로 올릴 예정이다.

이 회사 디지털 제품의 생산비중이 절반을 넘지 못하는 것은 수출은 아직 아날로그 제품이 많기 때문이다.

조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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