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게임 연속골 '6골신화'깰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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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득점왕은 모르겠지만 게임당 한골은 넣겠다."

호나우두(26·인터밀란)가 네 게임째 약속을 지켰다.

터키와의 조별 리그 C조 1차전에 이어 중국과의 2차전에서도 골을 넣은 후 호나우두는 "매 게임 한골은 넣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지난 13일 코스타리카와의 3차전에서는 전반 10분과 13분 연속골을 넣어 약속이 허풍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그리고 17일 벨기에와의 16강전. 경기가 끝나기 직전까지 호나우두는 골을 넣지 못했다. 결정적인 슛은 골대를 살짝살짝 빗나갔다. 약속이 깨지기 직전이었다.

그러나 후반 42분 드디어 기회가 왔다. 오른쪽 사이드를 돌파한 클레베르손이 낮게 크로스하자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킥으로 밀어넣었다.

네 게임 연속 골에 통산 다섯골."득점왕은 모르겠다"고 했지만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함께 공동 선두로 뛰어올라 득점왕도 가능해졌다.

클로제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하며 몰아치기를 했지만 호나우두는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그뿐인가. 24년간 이어오던 여섯골 득점왕 징크스도 깰 기세고, 최대 고비인 잉글랜드와의 8강전을 통과한다면 브라질의 통산 다섯번째 우승도 가능하다.

호나우두는 4년 전 프랑스 월드컵 결승전 때의 부진을 완전히 털어버리려는 의지가 뚜렷하다. 비록 최우수선수(골든볼)에는 선정됐지만 부끄러운 수상이었기 때문이다.

4년 전에 비해 '호나우두 스텝'으로 불리는 환상적인 드리블은 많이 사라졌지만 거침없이 상대 수비를 돌파하는 능력과 슛 감각만큼은 여전히 세계 최고다.

호나우두가 살아나면 브라질 축구도 살아난다. 잉글랜드와의 결전이 기다려진다.

고베=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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