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어카운트에 공들이는 삼성증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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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전반적인 랩어카운트 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유독 삼성증권은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14일 현재 랩어카운트 잔고가 1조5천3백57억원으로 증권업계 전체 잔고의 60%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이 증권사 황영기 사장(사진)의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의욕 때문이라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랩어카운트 시장 공략을 위해 그동안 인력 확충에 힘써 국내 최대 규모인 9백44명의 금융자산관리사(FP)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평소 국내 증권사의 고객 서비스가 천편일률적이라며 '증권사 노선버스론'을 펴왔다.

예컨대 누구나 서울 여의도에서 광화문까지 가는 버스를 탈 경우 버스 회사 이름을 거들떠 보지 않는다는 것.

특정회사의 버스를 탔다고 해서 목적지에 빨리 갈 수도,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는 "증권사 매출에서 위탁매매 비중이 80~90%나 되는 데 각 증권사는 자사를 통해 주식을 사는 고객에게 별 다른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황사장은 "향후 은행·증권·보험사 간에 부자고객 돈을 뺏기 위한 자산획득 전쟁(Asset Acquision War)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단순한 금융자산관리에서 벗어나 투자자의 인생설계 도우미로 활동영역을 넓혀 가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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