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블랙홀'위험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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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세계 각국 제조업체들의 중국 집중 현상은 앞으로 공급 차질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비즈니스 위크 최신호(6월 17일자)가 중국 집중 현상을 세계 원유시장의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 비유하며,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에서 폭동·테러·자연재해·전쟁 등이 일어날 경우 세계 경제에 중대한 공급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이 기사의 요약이다.

최근 몇달새 미국의 인텔은 상하이(上海)에 펜티엄Ⅳ 프로세서 공장을 짓기 위해 1억달러를 투자했으며, 델컴퓨터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PC공장을 샤먼(厦門)으로 옮겼다.

일본의 도시바(東芝)는 이미 모든 TV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으며,소니의 유명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도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대만 기업들은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이미 정보기술(IT)제품의 절반을 본토에서 만들고 있다.

골드먼 삭스의 아시아 담당 부회장인 케니스 코티스는 "중국은 이제 세계 제조업의 중심이 되고 있으며, 이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같은 중국으로의 제조업 집중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의회 산하 회계감사원(GAO)은 지난 4월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 행정부의 분석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빠른 성장세를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명 언론인인 배리 린은 "중국을 미국의 주문 생산기지로 삼는 것은 미국 경제의 취약성을 증대시키는 일"이라고 경계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여년간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를 희망해왔다. 그런데 그 희망은 너무 빨리 이뤄졌다.이제는 과연 이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를 심사숙고해야 할 때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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