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 눈에 비친 100년 전 한국의 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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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한국의 젊은이들은… 보기가 좋다. 동그랗게 뜬 큰 눈, 부드러운 살결, 포동포동한 볼, 그리고 가르마를 타서 등뒤로 땋아내린 댕기머리는 흡사 천사의 모습이다." 수준높은 사진·기사로 이름 높은 월간지 『내셔널 지오그래픽』 1900년 4월호에 '한국, 은자의 나라'란 제목으로 실린 글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필자와 사진가들은 1890년 한국을 처음 찾았다. 이후 한국의 풍경, 시장·집들의 모습이 잡지에 속속 소개되기 시작했고 이방인들의 독특한 시각이 설명으로 곁들여져 한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냈다. 이번 『은자의 나라』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어판 창간 2주년을 기념해 1890~1988년의 한국 모습을 담은 사진 3백여장 중 1백40여장을 골라 사진 설명과 함께 펴낸 것. 옛 한국인들, 한국의 산하와 거리, 농촌과 어촌, 한국의 문화 유산, 전통 문화 등 다섯개 장으로 분류했다.

젖가슴을 드러낸 아낙네들, 돼지를 지게에 짊어지고 가는 남정네, 분주한 대동강변, 금강산 전경 등 가치있는 자료들이 실렸다. "남자들 옷은 인상적인 데 비해 여성들 옷은 감자 담는 푸대자루처럼 생겼다"는 등 재미있는 표현들이 눈에 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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