預保, 진로도 부실책임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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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예금보험공사가 화의절차가 진행 중인 진로를 부실채무기업으로 분류해 최근 조사에 나선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예보의 조사를 받고 있는 부실채무기업은 진도·SKM·보성인터내셔날·대농·미도파·극동건설·나산을 포함해 모두 8개로 늘어났다.

특히 진로는 지난해 말 예보 내에 '부실채무기업 특별조사단'이 설치된 이후 금융기관의 부실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는 기업 중 가장 규모가 커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예보의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최근 특조단 조사팀이 진로를 방문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확인하고 "장진호 전 회장 등 임직원의 불법행위가 드러날 경우 법적 책임을 묻고 부당 이득을 챙긴 사실이 적발되면 환수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조사를 받은 대우와 고합은 특조단 출범 전에 조사가 이뤄졌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최근 법정관리 중인 미도파는 예보의 부실채무기업 조사를 받으면서도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졌다"면서 "진로에 대한 이번 조사가 현재 진행 중인 원만한 화의 과정에는 별다른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보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의 부실을 초래한 기업에 대해 책임을 묻는다는 부실채무기업 조사 취지를 살리기 위해 경영인의 일탈행위에 대해서는 부당 이익금의 환수와 함께 법적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부실채무기업 중에는 경영진이 개인 운전사와 파출부에게 회사 돈으로 월급을 지급하거나 경영진의 가족이 회사 법인카드를 임의로 사용하는 등 부당한 사례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경찰·금융감독원·국세청·관세청 등이 파견한 전문요원으로 구성된 예보 특조단은 지난해 12월 이후 진도·보성인터내셔날·SKM의 전·현직 대표이사와 임원진 등을 대상으로 부실 책임 조사를 벌여 진도 5천2백억원,보성인터내셔날 7천7백억원, SKM 1천억원씩의 손해배상 책임을 밝혀냈다. 특조단은 현재 대농·미도파·극동건설·나산에 대해 조사 중이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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