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 탄탄한 덴마크 유럽축구 자존심 세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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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경기는 후반 종반까지 한치 앞을 점치기 힘들었다.

무승부로 끝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후반에 교체 투입된 덴마크의 마르틴 예르겐센이 우루과이 왼쪽 측면을 파고들다 센터링을 날렸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욘 달 토마손이 껑충 뛰어올라 헤딩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시계는 후반 38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덴마크가 난적 우루과이를 2-1로 꺾고 A조 선두로 치고 나갔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첫 경기에서 덴마크에 1-6으로 대패, 설욕을 별렀던 우루과이는 막판에 골을 허용하며 2라운드 진출 전망이 어두워졌다.

우루과이는 조직력에서는 덴마크에 뒤졌지만 최전방 공격수 다리오 실바와 처진 스트라이커 알바로 레코바를 앞세워 위협적인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전반 6분 덴마크의 오른쪽 공격수 데니스 로메달이 우루과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수비수 두명을 페인팅으로 속이고 왼쪽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가는 위협적인 왼발 슛을 날렸다.

채 1분도 되지 않아 우루과이의 반격이 이어졌다. 레코바의 직접 프리킥은 왼쪽 골포스트를 스칠 듯 지나쳤다. 11분 덴마크의 스트라이커 에베 산의 다이빙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맞히고 나가자 우루과이는 15분 다리오 로드리게스의 헤딩 슛으로 응수했다.

팽팽하던 경기의 균형은 전반 중반을 넘어서면서 덴마크 쪽으로 기울었다. 우루과이는 레코바·실바 두 공격수에 지나치게 의존, 공격이 단조로웠던 반면 덴마크는 기계적인 패스워크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45분 우루과이 페널티 지역 왼쪽에 박혀 있던 토마손이 미드필드에서 연결된 패스를 왼쪽을 파고들던 예스페르 그뢴키에르에게 원터치 패스하자 그뢴키에르는 골라인 근처에서 크로스를 날렸고, 어느새 문전에 있던 토마손이 수비수 두명 사이로 오른발 슛을 성공시켰다. 그림 같은 패스 릴레이였다. 우루과이는 후반 2분 문전 혼전 중 뒤로 빠진 공을 로드리게스가 발리슛을 성공시켜 동점골을 뽑았다.

그러나 덴마크는 경기 종료 7분을 남기고 토마손의 헤딩골로 기어코 승리를 거머쥐었다.

울산=신준봉·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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