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사자성어 '당동벌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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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올 한해를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같은 사람끼리 올 한해를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같은 사람끼리 패거리 지어 다른 사람을 공격한다'는 뜻의 '당동벌이(黨同伐異)'가 뽑혔다.

교수신문은 162명의 교수에게 2004년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를 정리할 수 있는 사자성어를 물은 결과, 19.8%가 이 사자성어를 꼽았다고 24일 밝혔다. 당동벌이는 중국 후한(後漢) 말기에 당파 싸움이 심해지면서 학자.정치가들이 서로 헐뜯고 싸우던 상황을 가리킨 말이다. 역사책 '후한서'(後漢書)는 이 같은 현상 때문에 후한이 망했다고 적고 있다.

성균관대 송재소(한문학과) 교수는 "자기편은 무조건 옳다고 우기며 다른편을 배척하는 당파주의가 결국 나라를 망하게 한다는 것을 경고하는 한자성어"라며 "나라의 중대한 사안들을 두고 당리당략에만 얽매인 정치권을 풍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수들은 당동벌이 이외에 지리멸렬(支離滅裂).이전투구(泥田鬪狗) 등을 상위 순위에 올렸다. 지난해 사자성어는 '우왕좌왕(右往左往)'이었고 2002년에는 '이합집산(離合集散)'이 뽑혔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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