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를가다>서울 중구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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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3선 고지에 도전하는 '도시행정 프로' 김동일(金東一·민주)현 구청장과 경찰 고위 관료 출신으로 '새 일꾼'을 내세운 성낙합(成合·한나라)후보가 맞대결을 벌인다. 이 지역은 무소속이 힘을 쓰지 못할 정도로 정당조직이 강한 곳. 지난 선거에는 金후보가 독자 출마해 당선했지만, 이번에는 만만치 않은 도전자를 만났다.

도심 노른자위에 위치한 중구는 규제도 그만큼 많아 서울 25개구 가운데 면적(9.97㎢)과 인구(14만천명)가 가장 적다. 이에 따라 도심 공동화 현상과 열악한 주거환경이 이번에도 최대 이슈다.

서울시 요직을 두루 거친 金후보는 '떠나는 중구에서 돌아오는 중구로'를 내걸고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상주인구를 늘려 살맛나는 마을을 만들고 떠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줄기만 하던 상주 인구가 24년 만인 1999년부터 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중구를 인구 20만명의 첨단 자족도시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종합체육센터 건립▶문화예술회관 조기 완공▶공원 녹지 확충▶정보화 기반 확대 등을 공약했다.

이에 맞서 남대문 경찰서장 재임 시절 골목길까지 샅샅이 훑고다닌 成후보는 '새 술은 새 부대에…'를 내걸고 "중구를 서울의 고향으로 바꿔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발로 뛰는 현장행정을 펼치겠다"며 "남대문과 동대문 상권을 연계해 중구를 세계 최대의 패션타운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成후보는 이를 위해 ▶남대문·북창동 등 관광특구 활성화▶복지시설 확충▶현안 사업 주민동의제▶주건환경 개선 등을 공약했다.

두 후보의 초반 신경전도 팽팽하다. 成후보가 "젊음과 패기로 중구청장 10년 독재를 끝내겠다"고 벼르자 金후보는 "오래 담근 장일수록 맛이 깊다"고 맞받아쳤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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