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춘황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제1부부장職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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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최춘황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최근 제1부부장에 재임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60대 중반인 그는 과장 때까지는 조직지도부에서 활동하다 선전선동부로 자리를 옮겨 1995년 제1부부장에 오른 인물이다.

그후 2000년 7월 당시 조선중앙방송위원장 정하철이 선전선동부장에 임명되자 부부장으로 내려갔다가 이번에 다시 복귀했다.

우리에게 낯선 제1부부장이란 자리는 노동당의 부부장(차관급) 중 수석부부장을 의미하며 장관급 대우를 받는다. 현재 노동당 중앙위원회에는 10여명의 제1부부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직급으로만 보면 노동당 비서국의 비서(부총리급)나 당 부장(장관급)들보다 한단계 낮은 위치다.

그러나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제1부부장들은 북한에서 모든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노동당의 최고 실세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염기순(중앙당 담당)·이용철(군사)·장성택(행정)·이제강(인사)제1부부장 등 조직지도부의 '4인방'과 통일전선부의 임동옥, 군수공업부의 주규창 제1부부장 등이 직보라인을 통해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활동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

이들은 지방 '현지지도'나 남북대화 때 金위원장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며 현안을 논의하고 그의 지시사항이 차질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한다.

최근에는 비서국 비서들이 고령화돼 활동력이 떨어지면서 제1부부장들의 당내 비중이 더 커졌다.

통상 비서국의 비서가 당 부장을 겸직할 경우 해당 부에 제1부부장을 한명 두지만 金위원장이 조직비서와 부장을 겸직하고 있는 조직지도부는 이례적으로 4명의 제1부부장을 두고 있다.

이들 '4인방'은 70년대 金위원장이 후계자로 등장한 이후 30년 가까이 그를 보좌해 온 측근들이다.

金위원장은 인사권과 검열권을 가진 조직지도부 내의 이들을 통해 북한사회 전반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 정치체제를 분석한 정영철(동국대 강사)박사는 "북한에서는 노동당 내에서 얼마나 실권이 있는 자리에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노동당 중앙위의 제1부부장들이야말로 북한을 움직이는 최고 실세이자 金위원장의 최측근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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