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본부장 “한·미 FTA 재협상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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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점(.)이든 콤마(,)든 협정문에 다시 찍는 일은 없을 거다.”

김종훈(사진) 통상교섭본부장이 3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관해 브리핑하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김 본부장의 이날 브리핑의 초점은 “재협상은 없다”는 데 맞춰져 있었다. 미국에서 스스로 밝힌 ‘실무협의’의 의미에 대해 그는 “정치인이 아닌, 실무자인 내가 책임지고 하겠다는 것”이라며 “한·미 양측 간에 여러 부처가 한꺼번에 뜻을 모아야 하는 수준의 논의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정치적 차원이 아닌, 양측 통상교섭본부가 중심이 돼 이야기를 풀어 가겠다는 뜻이다. 한·미 FTA의 진도가 갑자기 나간 것과 관련해 국내 일각에선 “전시작전권 이양 시기 연장과 쇠고기 수입 문제를 바꿔치기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황당하다”고 선을 그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통상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정치적 리스크를 짊어지겠다는 것인데, 이를 두고 주고받았다고 말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해 그는 “검역 문제는 한·미 FTA 사항이 아니고, 우리는 어떤 나라보다 미국산 쇠고기의 시장 진입 상황이 좋다”며 “이런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쟁점인 자동차와 관련해 그는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위장된 장벽’이 있다면 우리 경제를 위해서라도 좋지 않다”며 “그러나 단순히 자동차가 덜 팔리는 것 자체가 위장된 장벽이라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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