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세트플레이 '종가'골문 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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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21일 전적

한국 1:1 잉글랜드

(득)오언(전 26분·잉글랜드), 박지성(후6·(助) 최진철·한국)

잉글랜드는 우승 후보다웠고 한국도 차분하게 경기를 잘 풀었다. 한국은 기량과 체격에서 한 수 위인 잉글랜드를 맞아 선전, 월드컵 본선에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1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겨 지난 3월 튀니지전 무승부 이후 7경기 연속 무패(3승4무)행진을 계속했다.

잉글랜드는 스코틀랜드와 다른 팀이었다. 한국은 이날 부상 중인 김태영 대신 이영표를 수비로 끌어내리면서 포백 라인을 만들었다. 허리에도 김남일·유상철·박지성 등 수비형 미드필더를 대거 포진시켰다. 수비 위주의 경기를 하다 역습을 노리겠다는 작전이었다.

잉글랜드는 마이클 오언·에밀 헤스키·다리우스 바셀 등 세명의 스트라이커를 포진시켜 강력한 공격 축구로 나왔다.

전반 시작하자마자 잉글랜드의 공격은 거셌다. 전반 4분 하그리브스의 패스를 받은 오언의 슛이 한국 골대를 살짝 비켜간 것을 시작으로 13분과 17분에도 오언과 헤스키의 슛이 터졌다. 초반 잉글랜드의 파상 공세에 한국 수비수들은 흔들렸고 결국 골은 오언의 발에서 나왔다. 전반 26분 오언-헤스키로 이어진 절묘한 패스를 받은 스콜스가 슛한 볼이 골키퍼 이운재의 몸에 맞고 흐르자 오언이 쇄도하며 슬라이딩 슛, 첫 골을 뽑았다.

그러나 한국도 선제골을 내준 뒤 전열을 가다듬고 차분하게 역습에 나섰다. 37분 중앙 수비수 홍명보가 공을 치고 나오다 상대 문전 30m 지점에서 잉글랜드 골키퍼 마틴이 전진 수비하는 것을 보고 중거리슛, 마틴이 점프하며 겨우 쳐냈다.

한국 축구의 달라진 모습은 후반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공격의 고삐를 죄던 한국은 6분 이천수가 오른쪽 모서리에서 찬 코너킥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최진철이 헤딩으로 이었고, 박지성이 다시 헤딩슛해 잉글랜드 골 그물을 흔들었다. 그러나 한국은 발 빠른 상대 공격수들의 순간적인 돌파에 수비가 여러차례 뚫리는 등 체격 조건이 좋은 폴란드나 주력이 좋은 미국을 상대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귀포=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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